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 시리즈 2화 – 왜 아직도 eGovFrame이 중요한가: 공공 SW의 현실과 입찰 생태계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가 여전히 공공 시스템 개발에서 필수 기술로 요구되는 이유를 제도, 시장, 기술, 유지보수 관점에서 심층 분석합니다.
1. 들어가며 – 기술보다 중요한 것: ‘입찰 논리’
요즘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eGovFrame)를 언급하면 종종 이런 반응이 나옵니다.
- “그건 옛날 기술 아닌가요?”
- “Spring Boot로 하면 더 간단하고 깔끔한데 왜 굳이?”
이 말은 기술적으로는 맞습니다.
하지만 공공 프로젝트에서 기술은 전부가 아닙니다.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는 단순히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입찰 생태계의 제약조건을 반영한 ‘시장의 룰’**입니다.
이 룰을 이해하지 못하면, 공공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는 어떤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수 없습니다.
2. 왜 여전히 eGovFrame인가? – 네 가지 현실적인 이유
1) 조달/입찰 시스템은 ‘기술보다 표준화’를 요구한다
공공 프로젝트는 수십 개의 외주 개발사가 협력해야 하고, 수년 뒤 유지보수를 타 업체가 이어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코드의 품질보다 구조의 통일성입니다.
그래서 많은 제안요청서(RFP)는 기술 스택을 다음처럼 제한합니다.
-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 3.10 이상을 사용”
- “전자정부 프레임워크 기반의 공통 모듈 적용 필수”
이것이 현실입니다. 개발자 개별 역량이 아니라 입찰 평가 기준에 따라 기술 스택이 결정됩니다.
2) 여전히 대부분의 공공 시스템은 eGovFrame 기반으로 운영 중
국가기관, 지자체, 교육청, 공공기관 등은 지난 10년간 대부분의 시스템을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 기반으로 구축해 왔습니다.
이 말은 지금도 다음과 같은 시스템들이 유지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 민원처리시스템
- 전자결재/업무포털
- 시설관리 시스템
- 통계 포털
- 온라인 행정 민원창구
이 시스템들을 고도화, 유지보수, 재개발할 때 기존 구조와의 호환성을 위해 eGovFrame을 고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기술로 전환하면 인수인계, 교육, 품질관리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3) 감리, 보안, 감사 대응이 내장된 프레임워크
전자정부 프레임워크는 단순히 MVC 구조만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 감리 대응을 위한 코드 표준화 구조
- 인증/인가 모듈을 통한 보안 감사 대응
- 로깅, 변경이력, 행위 추적 등의 감사 기능 내장
이러한 요소들은 Spring Boot 단독 개발 구조로는 기본 제공되지 않으며, 직접 구현 시 수백 시간이 추가됩니다.
공공 입장에서는 이미 검증된 프레임워크를 그대로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안전합니다.
4) 유지보수 관점에서 eGovFrame은 ‘최소 리스크 솔루션’
공공기관은 신규 구축보다 유지보수 중심의 운영 구조를 갖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으려면,
- 소스 구조가 일정해야 하고
- 담당자가 바뀌어도 인수인계가 가능해야 하며
- 수정 시 다른 부분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는 이러한 유지보수 요구에 최적화되어 설계된 구조이며,
이 때문에 지금도 유지보수 수주 시장에서 ‘프레임워크 기반 구조 경험’은 주요 가산점으로 작용합니다.
3. 실제 입찰 제안서의 문구 예시
다음은 2024년 실제 조달청 공개 제안요청서(RFP)에 포함된 문구입니다.
“본 사업은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 3.10을 기반으로 한 웹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되며, 시스템 호환성과 재사용성 확보를 위해 프레임워크 변경이 불가함.”
“기존 시스템과의 연계성을 유지하고, 유지보수 편의성을 고려하여 eGovFrame을 필수 기술요건으로 제시한다.”
즉, 입찰 참여를 원하는 기업이나 프리랜서 개발자는 이 기술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줄 알아야’ 사업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4. 민간과 공공의 개발 문화는 다르다
Spring Boot, Kotlin, Docker, Cloud Native, MSA 등은 민간에서의 기술 트렌드입니다.
그러나 공공 개발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정해진 시간 내에 완성해야 한다
- 담당자 변경 시에도 구조가 유지돼야 한다
- 감사, 감리, 품질 관리가 따라붙는다
- 코드보다 문서가 중요할 때도 많다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는 이 특수한 공공 개발 환경에 맞춰 설계된 구조입니다.
그래서 여전히 살아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속 살아 있을 것입니다.
5. 마무리 – 기술 트렌드와 시장 수요는 다를 수 있다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는 더 이상 최신 기술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공공 SW 산업의 ‘기본 언어’**이며, 수주형 개발, 유지보수 프리랜서, 공공 PM, 감리 대응 개발자에게는 현장의 생존도구입니다.
기술의 가치가 아니라 시장 구조와 규범 속에서의 실전 가치로 eGovFrame을 바라본다면,
이 프레임워크는 단순한 레거시가 아니라 **입찰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 스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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