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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프로세스 이해 시리즈 17화 – 제조 공정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조직 설계 전략: OT, IT, 분석팀의 통합 운영 모델

B컷개발자 2025. 6. 2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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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X)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특히 제조 산업에서는 스마트팩토리라는 구체적 형태로 그 움직임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고, 그 성공 여부는 결국 조직 구조와 운영 체계에 달려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OT(Operation Technology), IT(Information Technology), DA(Data Analytics)가 각자 고립된 방식으로 움직인다면 실질적인 스마트화를 이뤄내기 어렵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OT·IT·분석팀이 어떻게 통합된 모델로 작동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조직 설계 전략이 필요한지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OT와 IT의 역사적 분리와 갈등의 본질

 

많은 기업에서 디지털 전환 초기 단계에서 부딪히는 벽은 기술이 아니라 ‘조직 내 경계’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OT와 IT의 분리입니다.

 

 

OT와 IT의 전통적 역할

구분OT (Operation Technology)IT (Information Technology)

주 업무 설비 제어, 공정 운영 시스템 유지, 네트워크, 데이터 관리
기술 중심 PLC, SCADA, DCS 서버, 클라우드, ERP, DB
우선 순위 실시간성, 안정성, 가용성 보안성, 유연성, 표준화
대표 부서 생산부문, 설비부문 정보전략실, IT부문

과거에는 이 둘이 뚜렷이 나뉘어 있었지만, 스마트팩토리 시대에는 이 두 영역이 협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설비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올려 AI로 분석하려면 OT와 IT의 시스템 연계와 정책 조율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조직 충돌의 원인

 

  • 관점의 차이: OT는 현장 최적화에 초점을 두고, IT는 통합 시스템 아키텍처에 집중합니다.
  • 우선 순위의 차이: OT는 설비 중단 없는 운영을, IT는 보안 업데이트와 구조 개선을 우선시합니다.
  • 언어의 차이: 서로 사용하는 기술 스택과 용어 자체가 다릅니다.

 

그 결과, 공장 내 스마트화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OT는 “우리 설비를 외부와 연결하는 건 위험하다”고 하고, IT는 “보안이나 아키텍처 안 맞으면 통합 안 된다”고 말하게 되는 거죠.

 


 

분석팀(Data Analytics)의 추가와 3자 통합의 필요성

 

최근 들어 OT와 IT에 추가로 등장하는 중요한 축이 바로 분석팀 또는 데이터 사이언스팀입니다. 이들은 설비와 생산 데이터를 활용해 공정 최적화, 예지보전, 품질 예측 등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분석팀 역시 독립적으로 존재하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 분석팀은 데이터를 요구하지만, OT는 데이터를 주지 않으려 하고
  • 분석팀은 IT 시스템 이해도가 낮고, IT는 데이터 모델을 잘 모릅니다

 

이처럼 OT, IT, DA의 3자 분리 구조는 스마트팩토리 추진을 ‘프로젝트 중심의 산발적 활동’으로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통합 조직 모델: Digital Factory CoE의 등장

 

이제는 3자 간 협업을 넘어, 통합 운영 조직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제조기업들은 이를 CoE(Center of Excellence) 혹은 Fusion 팀 형태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추천 조직 구조: CoE 기반 통합 모델

                [Chief Digital Officer (CDO)]
                           |
               +-----------+-----------+
               |                       |
       [Digital Factory CoE]       [IT 인프라팀]
               |
     +---------+----------+---------+
     |                    |         |
 [OT 전문가]     [데이터 분석가]   [DX PMO]

 

각 역할 설명

 

  • OT 전문가: 현장 설비 이해도 보유. SCADA/PLC 연결 및 실시간 데이터 처리 담당.
  • 데이터 분석가: ML/AI 기반 공정 예측, 품질 최적화 모델 구축.
  • DX PMO(Project Mgmt Office): 제조·IT 부서 간 이해관계 조정 및 일정 조율.

 

 

CoE의 핵심 기능

 

  • 프로젝트 연계 및 중복 방지
  • 유사 공장 간 베스트 프랙티스 전파
  • IT 보안 정책과 OT 운영 정책 통합
  • 데이터 공유 정책 수립 및 품질 관리

 


 

중소 제조기업을 위한 통합 운영의 현실적 접근법

 

중견 이하 제조기업에서는 CoE 조직이 부담일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Cross-Functional Taskforce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단계적 통합 로드맵

 

  1. TF 구성: 각 부서에서 1명씩 지정, 주 1회 협의체 운영
  2. 공통 용어/데이터 사전 정리: OT와 IT 간 인터페이스 명확화
  3. 분석 대상 공정 1곳 선정: 공정 개선 효과가 큰 곳부터 시작
  4. Quick Win 확보 후 확대: 파일럿 성공 시 단계적 확장

 

이러한 방식은 외부 스마트제조 컨설팅과 연계하면 더 효율적으로 추진됩니다.

 


 

통합을 위한 핵심 성공요소 5가지

 

  1. 공통 목표 설정: “비용 절감”이 아닌, “생산성 15% 향상”과 같은 명확한 수치 제시
  2. 중간어 제공: OT-IT-분석팀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공통 언어 확보 (예: OPC UA)
  3. 표준 데이터 모델 정립: ISA-95 기반의 데이터 모델 적용
  4. 주도 부서 명확화: DX 리더십을 가진 부서(예: CDO, 스마트제조실 등)에서 조율
  5. 성과 측정 KPI 정의: MTTR, 공정수율, 예측정확도 등 통합된 KPI 체계

 


 

조직 설계는 기술보다 중요하다

 

스마트팩토리는 시스템이 아닌 사람과 조직이 변화해야 작동하는 구조입니다. DX 추진 실패 사례의 80% 이상이 기술 문제가 아니라 조직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은 ‘조직 간 벽을 허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OT, IT, 분석팀이 ‘내가 주인이다’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든다’는 인식 전환을 할 때, 비로소 스마트팩토리는 공허한 구호가 아닌 현장의 경쟁력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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